페북이 쏘아올린 공, 전세계 '증오 퇴출 운동'으로 커졌다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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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30 15:05 | 수정 2020.06.30 15:18

소셜미디어 증오 표현 방치에 "기업이 움직여야" 인식 확산
‘페북 규탄’에 스타벅스와 코카콜라 등 160여 기업 참여
"유럽 주요 기업들에 소셜미디어 광고 보이콧 동참 호소 예정"

독일의 한 사용자가 스마트폰에 표시된 'Stop Hate For Initiation' 캠페인의 슬로건을 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미국 내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불매·boycott) 운동이 전세계 소셜미디어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소셜미디어들이 플랫폼상 가짜뉴스와 악의적 콘텐츠를 방치해 증오를 부추기는 데 일조한 것을 고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각국의 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교육 관련 비영리단체 커먼센스미디어(Common Sense Media) 대표인 짐 스타이어는 29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유럽 주요 기업들에게 '이익을 좇는 증오 확산을 중단하라' 캠페인의 일환으로 소셜미디어 광고 보이콧 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운동은 일부 시민단체가 '이익을 좇는 증오 확산을 중단하라(Stop Hate for Profit)'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페이스북을 규탄하고, 여기에 기업들이 가세하면서 본격화됐다. 이미 스타벅스와 코카콜라, 유니레버, 파타고니아 등 160여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한 상태다.

스타이어는 "다음 개척지는 세계적인 압력"이라며 "이번 캠페인으로 유럽의 규제당국이 페이스북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미국 내 광고 보이콧에만 집중해 온 유니레버, 혼다 등 글로벌 광고주들에게 이 불매 운동을 세계적으로 확산하도록 촉구하겠다"고 했다.

앞서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이번 달부터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오보 처리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매월 제출하라는 신규 지침을 발표했다.

로이터는 이번 캠페인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더라도 페이스북의 광고 수입 자체는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이 천명한 보이콧 기간이 길지 않은 데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외에는 디지털 광고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현실적 이유도 크다.

미디어기술 관련 조사기관인 라이트쉐드 파트너스(LightShed Partners)에 따르면, 다국적 생활용품 기업인 유니레버는 지난 26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연말까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트위터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유니레버가 페이스북에 지출하는 연간 광고비 2억5000만달러(약 3000억 원)의 10%에 불과하다.

즉, 이번 움직임은 IT 기업들에게 단순히 재정적 타격을 가하는 것뿐 아니라 혐오 표현에 대한 인식 변화를 촉구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타이어는 "대표적 IT 기업인 페이스북이 혐오 표현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 데 대한 시민단체와 기업들의 좌절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또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 운동을 계기로 전세계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혐오 및 증오를 부추기는 콘텐츠 자체를 퇴출시켜야 하며, 여기에 기업이 적극적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도 강해졌다고 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 시각) 기준 페이스북의 주가가 8.3% 하락해 시총 560달러(약 67조2000억 원)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 주식을 보유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재산도 72억달러(8조6000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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